사회생활을 하다보면 나를 힘들게 하는 것은 공부도, 업무도 아닌 사람일 때가 많다. 고루한 상사, 신경질적인 직장동료, 나의 상식으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많은 사람들과 우리는 관계를 맺으며 살아갈 수밖에 없다. 문제는 내 자신에게도 있다. 타인에게 인정받고 싶은 욕구, 타인에게 미움 받는 것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진짜 나를 숨기고 눈치 보며 산다. 어차피 타인을 떠나 저 무인도에서 혼자 살 수 없는 거라면 제대로 알고 공부하자는 마음으로 기시미 이치로의 ‘미움 받을 용기’를 읽었다.
우월욕구, 열등 콤플렉스
인간은 누구나 우월욕구가 있다. 남보다 우월해지고 싶고 어제의 나보다 우월해지고 싶다. 그리고 나보다 잘난 사람을 볼 때 열등감을 느낀다. 더 못하다는 느낌, 열등감 자체는 나쁜 것이 아니다. 나를 더 발전시키는 원동력이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많은 이들이 열등감이 아닌 열등 콤플렉스에 빠진다. 자신이 가진 것을 과시하고 자신보다 가지지 못한 자를 무시하고 괄시하는 이유는 그렇게라도 자신의 존재감을 인식하는 것이다 그런 이들이 행복할 수 있을까? 세상은 자신보다 더 가진 자들로 넘쳐나는데.
평범해질 용기
남보다 뛰어나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우리 사회의 지배적인 인식 속에서 평범해지는 것에는 많은 용기가 필요하다. 협동보다 경쟁, 상벌 교육에 익숙한 우리들에게 남보다 못하다는 인식은 자존감을 갉아먹고, 삶의 질을 떨어트린다. 평범하면 어떤가. 문제는 내가 아니다. 능력 이상의 것을 기대하는 부모님, 주변의 시선이 문제인 것이다. 평범해질 용기를 가지자. 내가 행복하지 않으면 무슨 의미가 있을까?
행복에도 노력이 필요하다.
철학자와 한 청년이 대화를 나눈다. 청년은 궁금하다. 어떻게 하면 행복해 질 수 있는지. 철학자는 대답한다. 행복해지고 싶다면 행복해 질 용기가 필요하다. 용기만 있다면 당신의 삶은 지금 이 순간부터 행복해 질 수 있다고. 현재 삶의 방식을 바꿀 용기가 없기 때문에 행복해 질 수 없는 거라고. 아들러의 모든 주장에 동의하는 것은 아니지만 행복하기 위해선 노력이 필요하다는 말은 납득이 간다. 남을 과도하게 의식하는 태도나 후회만 남기는 방탕한 생활방식 등은 분명 변하려는 의지 없이는 바뀌지 않을 테니까.
타자공헌
그럼 어떻게 하면 행복할 수 있을까? 아들러는 우리가 속한 공동체에 일조하고 내가 쓸모 있다는 인식에서 행복을 얻을 수 있다고 말한다. 누군가의 칭찬을 바라고 하는 공헌이 아니라 진심으로 남과 내가 속한 공동체를 위한 헌신이 나를 행복하게 한다는 것이다. 누군가가 나를 필요로 한다는 느낌. 분명 행복을 느낄만하다. 하지만 조심해야 한다. 남의 칭찬을 위해 하는 헌신은 결국 나를 숨기고 눈치 보는 삶을 살도록 만들 것이며, 혼자 잘해주고 상처 받는 결과가 되기도 한다.
과제분리
관계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을 다했다면 그 이외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없다. 내 행동을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지 나라는 사람을 어떻게 생각할 것인지는 더 이상 나의 과제가 아니라 그들의 과제인 것이다. 남의 과제에 괜한 에너지 낭비하지 말자. 집착한다고 변할 사람이었으면 걱정할 일도 없었을 것이다.
목적론적 삶
삶에 영향을 미치는 과거의 사건들. 우리가 트라우마라 부르는 사건 그 자체는 단순 사실에 지나지 않는다. 인간이 사건에 어떤 의미를 부여하는지에 따라 나에게 영향을 미치는 것일 뿐이다. 과거의 사실이 현재 나의 행동을 결정한다는 결정론적 삶은 숨을 동굴을 제공해 줄지는 몰라도 도움이 될 것이 별로 없다. 조금은 냉혹하게 들리긴 하지만 과거에 얽매여 현재가 불행하다면 극복하려 발버둥 쳐보는 것이 좋지 않겠는가. 우리는 목적론적인 삶을 살아야 한다. 목적이 삶의 방식에 영향을 미치는 삶. 행복이 우리 삶의 목적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마치며
우현히 기회가 생겨 읽게 되었는데 의외로 도움이 되었다. 아들러 심리학의 모든 주장을 수용하긴 힘들었지만 과제분리 이론은 상당히 큰 도움이 되었다. 과거에 비해 타인의 반응보단 내가 최선을 다 했는지를 더 중요하게 생각하게 되었다. 그러니 아들러의 말처럼 일상이 조금은 단순해지고 명확해진 기분이다. 인간관계 때문에 많은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면! 한번쯤 읽어보기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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