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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악녀 - 정병길



처음 악녀라는 제목을 듣고 다크나이트의 조커나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에서 하비에르 바르뎀이 연기한 살인자를 떠올렸다. 순수한 악, 당장의 이유없이 펼쳐지는 악행을 기대했다. 영화 시작과 동시에 펼쳐지는 액션신은 그런 나의 기대를 부풀게 만들었다. 이 정도 액션이라면 충분히 볼 만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영화관을 나서는 순간에는 기대가 아쉬움으로 바뀌어 있었다.


부족한 2%

분명 액션은 괜찮다. 시작과 동시에 펼쳐지는 1인칭 액션은 하드코어 헨리처럼, 빈틈 없고 시선처리가 아주 매끄러운건 아니지만 나름 준수하게 느껴진다. 또 오토바이 추격신과 달리는 버스 안에서의 격투신은 상당히 인상적이다. 개인적으로는 총보단 역시 칼이나 도끼를 가지고 싸우는 모습이 더 멋있더라. 그러나 요즘 개봉한 다른 액션 영화들에 비해 월등한 정도는 아니고 한국에서도 이런 영화를 만들 수 있구나 하는 정도? 어쨌든 한국에 없던 새로운 액션의 비젼을 제시한 영화라고 말하고싶다.


스토리는 아쉬운 점이 많다. 배신한 남자에게도 미련이 남는 팔자 사나운 구시대적인 여성상이 아닌 뭔가 다른 여성 캐릭터를 기대했는데.. 배신한 남자의 아이를 임신한 여자. 그녀와 그녀의 아이까지 사랑하는 남자와 다시 마주한 사랑했던 남자 앞에서 흔들리는 여자. 그러다 결국 복수에 성공하지만 남은 것은 없는 뻔한 클리셰의 집합 같은 느낌을 지우지 못했다.




또 다른 아쉬운 점은 배우들이다. 이제는 혼자서도 극을 끌어감에 부족함이 없는 매력을 보여주는 김옥빈과 현란한 액션은 한  씬도 없지만 존재감을 뿜어내는 김서형. 연기하는 모습을 보면 가끔 미친(?)사람 같은 소름을 선사하는 신하균. 연기를 하는 사람은 이 셋 뿐이다. 그 외 배우들의 연기는 솔직히 좀 실망스럽다. 훈련소 동기들, 극 중 숙희의 남편등.. 연기가 어색하고 불편하게 느껴지더라.



칸 초청작이며 현지에서 호평까지 받았다니 사람들의 기대치가 높아진 탓인지 혹평하는 리뷰들이 많이 보인다. 장점도 단점도 명확한 영화라고 생각한다. 한국에는 없었던 액션 영화에 대한 참신한 시도는 박수받아 마땅하지만 몰입을 방해하는 배우들의 어색한 연기와 2% 부족한 스토리는 질책 받을만 하다. 정리하자면! 영화관에서 볼 만한 영화이며 액션에 대한 기대는 충족될 수 있으나 캐릭터, 스토리에 대해선 큰 기대하지 말고 볼 것!